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아이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을까요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아이, 거절이 두려운 이유

싫다고 말하고도 결국 받아들이는 아이가 있습니다. 자기표현을 몰라서가 아니라, 거절한 뒤 관계가 달라질까 봐 마음을 접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이는 분명 싫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권하자 조용히 받아들였습니다.

먹으면 속이 불편한 것도 알고 있었고,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끝내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집에 돌아온 뒤에야 표정이 굳고 말수가 줄었습니다.

부모는 이런 모습을 보면 답답할 수 있습니다.

싫으면 싫다고 말하면 되는데, 왜 매번 참고 있다가 나중에 힘들어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이가 지나치게 눈치를 보는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하고, 세상에 나가서 자기 몫을 지키지 못할까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네 의견을 똑바로 말해야지”라는 말이 먼저 나오기 쉽습니다.

거절이 관계를 흔들 수 있다고 느끼는 아이

거절하는 순간 상대가 서운해하거나 화를 내지는 않을지, 자신을 버릇없는 아이로 보지는 않을지, 더 이상 잘 대해주지 않지는 않을지까지 한꺼번에 떠오를 수 있습니다.

몸의 불편보다 관계가 흔들릴 가능성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는 강해 보이는 사람과 가까워야 안전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상대에게 잘 보이면 공격받지 않을 것 같고, 호의를 받아들이면 관계가 계속 유지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기 잘못이 아닌 일까지 떠맡거나, 원하지 않는 부탁에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겉으로는 순하고 착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관계를 잃지 않기 위한 긴장이 계속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기표현을 가르치는 일은 중요합니다.

다만 “왜 싫다고 말을 못 해?”라고 다그치기 전에, 아이에게 거절이 얼마나 위험하게 느껴지는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는 말하는 방법을 몰라서라기보다, 말한 뒤에 일어날 일을 견디기 어려워 침묵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기표현은 작은 경험부터 시작된다

메뉴를 고를 때 아이의 선택이 부모와 달라도 괜찮다는 것, 부탁을 거절해도 관계가 깨지지 않는다는 것,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해도 부모의 표정이 무섭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처음부터 분명한 목소리를 내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잠깐 머뭇거리거나, “아무거나”라고 했다가 뒤늦게 마음을 바꾸기도 합니다.

내 마음을 말하는 것과 누군가를 잃는 것은 다르다

내 마음을 말하는 것과 누군가를 잃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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