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지고 싶은데 밀어내는 아이, 가까워질수록 불안한 마음
가까워지고 싶은데 밀어내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갑작스러운 거절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불안해지는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먼저 다가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별일 아닌 듯 옆에 와서 기대거나, 무심한 얼굴로 오늘 뭐 했는지 묻거나, 한참 만에 만난 사람에게 “보고 싶었어?” 하고 슬쩍 떠보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장면이 부모를 당황하게 합니다.
가까워지는 듯하던 아이가 갑자기 퉁명스러워지고, 괜히 거친 말을 하거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립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방금 전까지는 다가오는 것 같았는데, 왜 갑자기 저렇게 밀어낼까 싶습니다.
반가워해도 될지, 서운해해야 할지, 혼내야 할지 헷갈립니다.
아이가 일부러 마음을 흔드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가까워지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불안으로 바뀌는 순간
마음이 보이면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볼지, 거절당하지는 않을지, 너무 많이 기대게 되지는 않을지 불안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는 바로 그 순간, 반대로 움직입니다.
“아니야”, “몰라”, “저리 가” 같은 말로 마음을 덮습니다.
숨거나, 장난을 치거나, 엉뚱한 말을 꺼내기도 합니다.
밀어내는 행동 뒤에 있는 부끄러움과 그리움
이런 순간 부모가 느끼는 서운함은 자연스럽습니다.
아이의 거친 말 앞에서 마음이 다치지 않는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그 서운함 속에서도 한 걸음만 천천히 머물러 보면, 아이가 정말 관계를 끊고 싶어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가까워진 마음을 견디기 어려워 잠시 뒤로 물러나는 것인지 다르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아이는 직접 말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좋은데 부끄러워”, “보고 싶었는데 들키기 싫어”, “가까워지면 불안해”라고 말하는 대신, 툭 쏘아붙이고 숨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 행동이 좋은 방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그 행동 아래에 아이가 아직 다루지 못하는 부끄러움과 그리움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부모가 한계를 말하면서도 관계를 남기는 방법
상처 주는 말에는 한계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계를 말하면서도 아이의 마음을 완전히 닫아버리지는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말하면 엄마도 속상해. 그래도 네가 지금 혼자 있고 싶은지, 아니면 조금 더 보고 싶은지 천천히 말해도 돼.”
이런 말은 아이에게 관계가 한 번의 말로 끊어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남깁니다.
가까워지고 싶은데 밀어내는 아이를 볼 때, 부모는 아이의 말보다 그 앞뒤의 움직임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가왔다가 숨는지, 밀어내면서도 반응을 살피는지, 싫다고 하면서도 곁을 완전히 떠나지 않는지.
그 작은 흔들림 안에 아이의 마음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아직 자기 마음을 부드럽게 건네는 법을 배우는 중이라면, 부모도 그 마음을 너무 빨리 단정하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