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기록 결과표 읽는 방법, 사례다시보기의 순서
상담기록 결과표에는 많은 장면과 태그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표를 완성하는 것보다, 표에서 어디를 보고 다시 원문으로 돌아갈지 순서를 정하는 일입니다.
상담기록 정리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단순히 기록을 요약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AI 상담사례 분석을 통해 결과표와 분포표를 만들었지만, 막상 다른 상담사가 이 표를 본다면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례개념화나 슈퍼비전 준비에 활용하려면, 결과표 자체보다 먼저 결과표를 읽는 방법이 필요했다.
상담기록을 장면으로 나누고, 태그를 붙이고, 결과표와 분포표로 정리해보았다.
처음에는 여기까지 오면 꽤 많이 정리된 것처럼 느껴졌다.
긴 상담기록이 장면별로 나뉘고, 각 장면에 관계, 방어, 내용과 정서, 상담자반응 같은 태그가 붙었다. 태그가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도 어느 정도 볼 수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좀 괜찮아 보였다.
어떤 장면을 다시 보면 좋을지, 어떤 태그가 반복되는지, 어떤 부분에서 상담자반응을 같이 봐야 할지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곧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상담사가 이 결과표를 보면, 어디서부터 봐야 할까?
결과표는 만들어졌지만, 보는 순서는 없었다
결과표에는 많은 정보가 들어 있었다.
장면 번호가 있고, 장면 내용이 있고, 태그가 있고, 각 관점별 태그 결과가 있었다. 상담기록을 다시 읽기 위한 재료는 어느 정도 모인 셈이었다.
하지만 재료가 있다고 해서 바로 읽히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복잡해 보일 수 있었다.
어디를 먼저 봐야 하는지.
태그를 먼저 봐야 하는지, 장면을 먼저 봐야 하는지.
반복되는 태그를 봐야 하는지, 눈에 띄는 장면을 봐야 하는지.
결과표를 보고 다시 원문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이런 안내가 없었다.
내가 만들었기 때문에 나는 알 수 있었다.
다른 상담사에게도 그렇게 보일지 알 수는 없었다.
결과표를 읽기 전에 안내가 필요했다
이 결과표가 무엇인지.
상담기록을 왜 장면으로 나누었는지.
태그는 무엇을 뜻하는지.
이 표를 볼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AI 분석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런 내용을 설명하는 글이 필요했다.
그래서 브로셔도 조금 만들어 봤고, 소개글도 써봤고, 사용 안내문 같은 것도 떠올렸다.
상담사들이 결과표를 받았을 때, “이게 뭔지”부터 알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이 표가 상담자를 대신해 사례를 판단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가 다시 기록을 읽을 수 있게 돕는 자료라는 점도 설명해야 했다.
결과표 자체보다 먼저, 결과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말이 필요했다.
그런데 소개글이나 안내문만으로는 부족했다
소개글이나 안내문은 전체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사례다시보기가 무엇인지”
“상담기록을 어떻게 장면으로 나누는지”
“태그와 결과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런 것은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사례 앞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남았다.
각 사례마다 재미있는 지점이 달랐다.
어떤 사례에서는 관계 태그를 먼저 보는 것이 재미있어 보였다.
어떤 사례에서는 방어보다 상담자반응이 재미있었다.
어떤 사례에서는 특정 태그가 반복되지만, 모든 장면에서 같은 의미로 보기는 어려웠다.
또 어떤 사례에서는 눈에 띄는 장면보다 주변 장면을 같이 봐야 했다.
해설서는 결과표를 읽기 위한 글이었다
해설서는 결과표를 읽기 위한 글이었다
해설서는 사례의 정답을 말하는 문서가 아니었다.
“이 내담자의 핵심 문제는 이것입니다”라고 단정하는 글도 아니었다.
“이 사례는 이렇게 개념화하면 됩니다”라고 대신 판단해주는 글도 아니었다.
내가 필요하다고 느낀 건 그런 글이 아니었다.
각 사례의 결과표를 놓고, 상담자가 어디서부터 보면 좋을지 안내해주는 글이었다.
어떤 태그가 반복되는지.
그 태그가 어떤 장면들에 붙어 있는지.
특정 태그 조합은 어떤 질문을 남기는지.
상담자반응은 어느 장면에서 같이 보면 좋을지.
다시 원문으로 돌아가 확인할 만한 장면은 어디인지.
이런 것을 풀어주는 글이 필요했다.
결과표가 지도라면, 해설서는 그 지도를 읽는 방법에 가까웠다.
상담자가 다시 볼 수 있게 하는 설명
AI 상담사례 분석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AI가 너무 그럴듯하게 결론을 내는 일이었다.
그래서 해설서도 결론을 대신 내려주는 방식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해설서는 상담자가 다시 생각할 자리를 남겨야 했다.
이 태그는 반복되지만 같은 의미로 확정하기는 어렵다.
이 장면은 관계와 방어를 함께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상담자반응을 같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 연결은 가능성이지만, 원문을 다시 봐야 한다.
이런 식의 설명이 필요했다.
결과표를 처음 보는 상담사가 너무 막막하지 않게,
하지만 AI의 설명을 그대로 믿게 만들지는 않게.
그 사이의 글이 필요했다.
그렇게 브로셔와 안내문을 생각하다가, 점점 해설서라는 형태로 옮겨가게 되었다.
상담기록 다시보기에서 해설서는 표 뒤에 붙는 부가 설명이 아니었다.
결과표를 상담자가 실제로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중간 다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