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 듣는 아이가 자기 마음을 숨길 때

말을 잘 듣는 아이, 자기 마음을 숨기는 이유

말을 잘 듣는 아이가 늘 편안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자기 마음을 숨기고 관계를 안전하게 지키려는 방식으로 순응할 때도 있어, 작은 자기표현을 안전하게 연습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습니다.

“괜찮아.”

분명 속상할 만한 일이 있었는데도 아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군가 자기 물건을 허락 없이 정리했을 때도, 하기 싫은 일을 시켰을 때도, 몸이 불편한데 거절하지 못했을 때도 아이는 금세 이유를 찾아냅니다.

“선생님도 그럴 만했을 거예요.”

“다른 애들도 하니까 저도 해야죠.”

“제가 참으면 되잖아요.”

부모는 이런 아이를 보며 대견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말썽을 부리지 않고, 어른의 말을 잘 듣고, 상황을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기특해 보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

왜 싫으면 싫다고 말을 못 하는지, 왜 늘 자기 마음보다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지 걱정이 됩니다.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숨기고 있는 마음

착하게 있어야 안전하다고 느끼는 이유

어른에게 반대하거나 실망을 주면, 사랑과 보호까지 함께 사라질지 모른다고 느끼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화가 나도 화를 줄이고, 억울해도 자신이 틀렸을 가능성을 먼저 찾습니다.

이런 아이는 스스로를 착한 아이라고 느끼기보다, 착하게 있어야만 괜찮은 아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의 기대에 맞는 모습과 실제 자기 마음 사이가 멀어질수록 아이는 점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게 됩니다.

부모도 힘들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나중에 힘들었다고 하면 미안함이 들고, “그때 왜 말하지 않았니?”라는 답답함도 생깁니다.

그 마음 역시 자연스럽습니다.

아이의 침묵이 부모를 믿지 못해서라기보다, 관계를 잃지 않기 위해 너무 오래 익혀 온 방식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작은 거절을 말해도 괜찮은 경험

작은 불만을 말해도 관계가 깨지지 않는 경험, 부탁을 거절해도 여전히 사랑받는 경험, 어른과 다른 생각을 가져도 괜찮다는 경험이 먼저 쌓여야 합니다.

“싫었어도 괜찮아.”

“내가 서운할까 봐 네 마음을 숨기지 않아도 돼.”

이 말이 아이를 곧바로 솔직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아이의 마음 한편에는, 잘 듣지 않아도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는 기억이 조금씩 쌓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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